이 책은 두 단어로 나타내자면 ‘공감’, ‘생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내용은 작가가 자신이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있었던 추억들과 그에 대한 자신이 느꼈던 감동과 생각들 이었다. 정말 많은 에피소드에 한 줄 한 줄이 감탄으로 다가왔다. 그 중에서 인도에서 있었던 추억 거리들이 사이사이에서 나올 때 가장 관심 있게 읽었다. 소제목이‘세상에서 두 번째 아름다운 인사’, ‘아츠코’, ‘리시케시에서 만난 북한(?) 사람’이었는데, 내가 생각을 가장 많이 하게 됬던 이야기는 세상에서 두 번째 아름다운 인사와 리시케시에서 만난 북한사람 이었다.
‘ 세상에서 두 번째 아름다운 인사’는 작가가 인도의 샨티케톤에서 만난 릭샤왈라인 다보스라는 친구와 있었던 이야기이다. 작가는 피리소리에 이끌려 간곳에 피리소리의 주인이었던 다보스에게 ‘나마스떼!’하고 인사한다. 작가는 그곳에 벵골어시 공부를 하러갔지만 오래지내는 김에 그 피리인 벵골악기 ‘반소리’를 다보스에게 배워볼려고 한다. 연주를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다보스의 ‘자아구루’라는 자신에게 해주는 그 인사는 아마 작가에게 반소리 연주의 성공 보다 더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나마스떼’라는 인사의 뜻도 ‘나를 사랑하는 내 영혼의 신이 당신의 영혼 또한 사랑하기를!’으로 정말 아름다운 말인데 ‘자아구루’는 ‘지금 네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 너를 이렇게 훌륭히 키워준 선생님이 누구인지 그 선생님을 위하여!’ 이었다. 어떻게 저 네 글자 안에 이렇게 사랑스러운 말이 들어가 있을까 하고 너무 놀라웠다. 다보스는 작가에게 반소리를 가르쳐 주면서 작가에게 마음을 많이 열었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로 저 짧은 네 글자 안에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읽고 내가 독일에 합창단에서 공연을 갔던 일이 생각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침이나 밤에 “좋은 아침~ 좋은 밤이에요”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을뿐더러 모르는 사람과 인사하는 것은 인사하기도 민망할 뿐만 아니라 인사를 받아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기 쉽다. 그러나 독일에 있던 일주일동안은 정말 내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인사를 그냥 하는 말보 다 많이 하고 다녔던 것 같다. 그것의 시작은 독일의 숙소주인 할아버지 덕분이었다. 할아버지는 아침에 일어나시자마자 우리가 아침식사를 하는 곳으로 오셔서 한 명씩 한 명씩 모두에게 “굿텐모르겐~”하고 인사해주셨다. 처음엔 기분도 이상하고 뭐라고 대답해야할지도 몰랐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우리 모두가 서로 아침에 인사하고 눈을 마주 치면 웃게 되었다. 아주 짧은 말이지만 그 일주일동안의 우리의 기분은 항상 좋았다.
‘리시케시에서 만난 북한(?) 사람’작가는 리시케시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만난 동양 여자였는데 서로의 출신을 묻다가 서로 한국인 임을 알게 된다. 그녀는 16년 전에 호주로 이민을 간 사람이었고 아버지의 고향이 글쓴이 아버지의 고향과 같았다. 작가와 그녀는 외국인들의 우리나라 분단에 대한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에게 출신을 묻고 korea 라고 대답만 하면 꼭 북쪽인지 남쪽인지 묻고 남쪽이라고 말만하면 남쪽은 잘 살고 북쪽은 묻지도 않았는데 인도보다 못사는 나라라고 한다고 했다. 아무리 분단된 나라지만 북한을 그런 식으로 말하면 마음 한곳에 씁쓸함이 남아 그녀는 이제 "north"라고 대답한다고 하였다. 그러면 외국인들은 그 곳은 강력한 나라라고 대답이 돌아온다고 하였다.
이 편은 정말 공감되는 말이었다. 내가 어학연수로 캐나다에 갔었을 때 홈스테이에 도착해서 짐을 정리하려하는데 홈스테이 주인 아주머니께서 내게 한국어디에서 왔냐고 물어왔다. 나는 아무생각도 없었던 터라 반갑게 부산에서 왔다고 하였다. 그런데 아주머니께서는 그 도시는 북한에 있는 지 남한에 있는 지를 물었다. 아주머니께서는 한국에서 북한에서 왔는지 남한에서 왔는지에 대해 물었는데 나는 그것을 다르게 들었던 것이었다. 그 뒤로 나는 그런 질문을 만나는 사람 대부분에게 들었다. 간혹 정치 상황이나 전쟁을 언제 하는지에 대해 물어오기도 하였다. 영어도 안되는 나에게 그런 것을 설명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나중에 알고 보니 캐나다 고등학교의 세계사 시간에 한국에 대해 배울 때 북한과 남한의 분단상황에 대해 배우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는 단하나의 분단 국가이다. 당연히 외국인들에게 우리나의 특징하면 생각이 나는 것이 분단이었을 것이었다. 나는 우리나라가 삼성이나 김연아로 알려져있기 보단 분단 국가로 알려져 있는 것이 뭔가 모르게 너무 씁쓸하게 다가왔고 내가 남한에서 왔다고 말할 때마다 북한은 못살지 않냐고 물을 때 나는 북한을 좋아하고 통일을 애절하게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너무 싫었다. 통일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난 우리나라가 분단국가로 알려진 것보다 우리나라의 특유한 장점들이 특징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이 두 에피소드 말고도 길귀신의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의 감동도 무시할 수 없었다. 걸을 때마다의 쏟아지는 햇살과 머무를 수 있게 해주고 편안한 냄새를 주는 흙, 어느 순간 옆을 맴돌아 주고 꽃을 춤추게 하는 바람 이었다. 작가가 이들을 귀신을 붙인 이유를 생각해 보면 아마 귀신을 무섭고 끔찍하다는 면보다 다른 면으로 보면 항상 우리 옆에 말없이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한다. 항상 옆에 있는데도 우리는 이 작은 것에 감사함을 모르고 지내는 것 같다. 이들은 아무 보상도 바라지 않고 주기만 하고 있는데 말이다. 가끔씩은 성적이나 친구들에 대한 걱정보다 이런 작은 것들에게 감사함을 느껴야겠다.
이 책은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소소한 공감과 생각하는 시간을 준 것 같다. 책꽂이에 꽂아두었다가 걱정이 너무 많은 날이나 무언가를 하기에 집중을 하기 힘들 때 두고 두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친구들이 많이 읽어서 나와 같은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길귀신의 노래 독후감, 길귀신의 노래 줄거리, 가볍게 읽을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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